9월 7일 남편과 나는 헨리포드 박물관을 방문하기로 했다. 참으로 오랜만에 하는 문화나들이다. 여름에는 남편이 심은 오이와 토마토로 피클과 소스를 만들고 날씨가 좋으면 카약을 하는 게 주된 나의 일상이다. 여름의 마지막 휴일인 레이버데이(Labor Day, 8월 마지막 연휴)가 지나며 날씨는 급속도로 선선해졌다.
Gym에서 짧은 운동을 한 후 집에서 약 40분 걸리는 헨리포드 박물관의 멋진 정문을 들어서니 차들이 이미 길양쪽의 잔디밭에 나란히 서있다. 우리도 차를 주차하고 가까운 셔틀버스 정류장으로 걸어가 셔틀버스를 탔다. 난 2005년 뜨거운 여름에 헨리포드 빌리지를 방문한 어려풋한 기억을 갖고 있지만 그땐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한때라 뭐가 뭔지 모른 채 그때당시 남자친구인 남편을 따라왔었다. 돌아보면 지금 내가 미국에 살고 있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매표소에서 우리는 빌리지대신 박물관을 택했다. 날씨가 구름이 잔뜩낀채로 쌀쌀했기 때문이다. 표는 대략 35달러 정도하고 빌리지는 40달러가 좀 넘은 것 같다. 문을 들어서자 거대한 새까만 기차가 우리의 앞에 놓여있다. 순간 거대한 무거운 쇳덩어리의 느낌을 받으며 그 크기와 기세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Alleghenry Locomotive 1601이다. 스팀엔진으로 길이가 1.25마일(약 2km) 정도 된다. 오직 15년 동안 달렸고 디젤엔진에 밀려 사라진 전설의 기차다. 뒤의 화물칸에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커다란 네모 트렁크들이 이름이 써진 채로 쌓여있다. 난 마치 과거 속으로 들어가 긴 드레스를 입고 깃털 달린 모자를 쓴 채 피곤한 먼 여행을 하는 것 같은 착각에 잠깐 빠졌다.
몇 개의 기차를 지나 이제는 본격적으로 헨리포드의 시대별로 다른 모델의 멋진 차들이 나란히 줄지어있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초록색의 1958 Edsel /citation hardtop의 마치 개구리모양의 긴 차가 내 눈을 끈다. 약 18 feet(약 5미터 40센티)의 긴 차로 27개월 운영 후에 생산이 중단되었단다. 몸체가 필요이상 커 과시용으로는 좋을지 몰라도 그리 효율적이지는 않으나 귀여운 앞부분이 사랑스럽다.
그 뒤로도 신데렐라 마차에서부터 마차 같은 초기 스쿨버스가 내 눈을 이끈다. 안전장치가 전혀 없는 과거의 스쿨버스를 타고 좋아라 할 아이들이 눈에 선하다. 또한 소시지 모양을 실은 자동차는 처음 보았는 데 너무 앙증맞은 느낌마저 든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차를 생산한 게 놀랍다. 한참을 둘러보며 가니 과거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 아이젠하워, 도널드리건이 탔던 위엄 있고 멋진 차들이 전시되어 있다. 비운에 간 케네디 대통령 생각에 자꾸 그가 탄 차로 시선이 간다. 그가 유령이 되었다면 저차를 떠나기까지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한 섹션에서는 '당신은 셀프주행 자동차를 신뢰하십니까라는 제목으로 2016년 GM이 최초로 선보인 자동주행 차를 설명하며 장단점을 간략히 말해준다.
헨리포드는 자동차 외에도 거대한 농기구를 생산했나 보다. 과거 내가 어렸을 때 우리가 낫을 가지고 논에서 일할동안 그들은 거대한 트랙터에 않아 편안하게 경작하는 것을 교과서에서 보며 미국이란 나라의 부에 대해 부러워한 적이 있었다.
다음으로 발명왕 에디슨의 발전기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냈다. 에디슨은 한때 포드와 테슬라와 잠시 일한 적이 있고 포드와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그들의 공로가 전시되어 있다. 우리는 이번 여름 스톰 때문에 두 번 전기가 이틀 동안 들어오지 않아 개인 발전기를 돌려야 했다. 그때마다 느끼는 에디슨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낀다. 역사의 많은 위대한 과학자와 발명가들 덕분에 우리는 지금의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 아닌가? 난 박물관이나 과학전시실을 방문할 때마다 '난 일생을 무엇을 이루고 살았는지 생각하게 되며 자괴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누구나 과학자가 되고 발명가가 될 필요는 없다고 애써 나 자신을 위로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공룡전시실, 영화관, 미국의 독립과 가구전시, 미국 역사전시실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박물관의 면모를 잘 갖추고 있다. 한 전시실에서 보연준 과거 자동차산업이 발달할 당시 디트로이트의 화려한 도시와 지금은 몇몇 건물이 훼손된 채 마치 유령의 도시를 연상시키는 대조적인 사진이 나를 씁쓸하게 만든다. 무엇이든지 흥망성쇠가 있다. 이렇게 훼손된 도시가 과연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아직 기회는 있다. 한꺼번에 다 이룰 수는 없지만 정치인과 시민, 사업가들이 헨리포드의 정신을 본받아 노력해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여기 헨리 포드의 혁신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무엇이 혁신가를 만드는가? 바로 호기심이다. 그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실험하고
실패에서 배운다.
헨리는 두 번의 실패 끝에 드디어 1903년에 세운 그의 회사를 성공으로 이끈다.
늘 그래왔듯이 미국은 늘 많은 문제들과 씨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늘 이러한 문제와 싸우며 그해결과정에서 많은 것을 이루고 해결점을 찾을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