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나는 5월 1일 플로리다 네이플스에 있는 Baker Museum에 아침 일찍 갔다. 지난번에도 얘기했듯이 플로리다 남서부 네이플즈는 해변으로 통하는 아름다운 쇼핑 거리와 멋있는 맨션들이 야자수들과 함께 매우 세련된 타운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날씨는 이미 80도를 오르내리고 우리는 샌드위치를 가지고 가 뮤지엄과 오페라하우스 사이에 있는 카페테리아에 앉아 먹었다. Artis-Naples라고도 불리는 이곳은 네이플스 필하모니의 거처인 오페라 극장과 박물관이 같이 있는 곳으로 2000년에 문을 연 세련되고 아름다운 건물 안에 위치해 있다. 현대적이고 모던한 아티스트들을 찾아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전시하는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짙은 푸른빛과 엷은 색수정모양의 거대한 샹들리에가 3층에 걸쳐 걸려있다. 마치 영화 'Frozen'에 나오는 아이스를 연상케 하는 아름다운 조각이다.
전시장에서는 Andy Warhol라는 비쥬얼 아티스트이며 영화감독 겸 프로듀서의 작품이 소개되고 있었다. 1928년에 피츠버그에서 태어나 1987년에 생을 마감한 그의 팝아트와 현대예술의 작품을 보며 난 그가 색채의 천재라고 말하고 싶다. 그는 "상업적 아티스트로 시작해 비즈네스 아티스트로 끝내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듯이 그의 작품중하나인 'Shot Sage Blue Marilyn' (1964)은 1억 9천5백만 달러에 팔려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할리우드 스타들의 영향을 받은 그는 마릴린 몬로의 비극적인 죽음에 영향을 받아 그 당시 1967년에 새로운 기술인 photo-silk screen을 도입해 마릴린몬로의 이미지를 50장의 그림과 수십 장의 프린트를 만들어냈다. 그중 한 작품인 이 작품에서 그는 겨자색과 핑크색의 부자연스러운 색으로 얼굴을 코팅하고 야한 광대 색깔과 엷은 은색을 자연색깔 대신 썼다. 또한 'endangered species'라는 작품에서는 원숭이, 독수리, 코뿔소, 사자, 얼룩말, 나비, 팬더곰, 코끼리를 그의 독특한 기법인 photo-silk screen을 써서 묘사해 내었다. 자연스러운 색깔은 아니지만 강렬한 색채의 마술에 빠져들지 않을 수없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고 애완동물을 가진 할리우드스타들을 많이 작품에 표현하기도 했다 한다. 그 밖에도 그는 Flowers, Sunset, Vesuvius(베수비스 화산) 등이 이 기법으로 그려져 전시되어 있었다.
3층으로 올라가니 'George Gershwin과 Modern Art' 전시장이 있었다. George Gershwin의 명작 'Rhapsody in Blue' (1924) 이 작곡된 지 10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가 열린 것이다. 전시실밖에서부터 그의 아름다운 음악인 ' Rhapsody in Blue'의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는 러시안 유태인의 이민자후손으로 1898년 뉴욕에서 태어나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로 1937년 죽을 때까지 미국의 음악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음악가다. 그는 재즈음악과 심포니의 접목 그리고 후반에는 흑인들의 노래작곡에도 깊이 관여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Summer time'도 그가 작곡한 것인 것을 이제야 알았다. 또한 'An American in Paris' 'Swanee' 등 1900년대 초중반의 영화에서 흔히 들을 수 있었던 영화음악과 뮤직쇼에서 흑백영상으로 보았던 무수한 멋진음악들이 그의 것이었다. 그는 또한 그림에도 깊은 관심과 소질이 있어 몇몇 초상화들과 자화상 등 그의 그림 수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예술은 궁극적으로 통하는 걸까?" 하나의 영역을 만족할 만큼 이루기도 힘든데 그는 참으로 많은 예술의 벽을 넘나들었다. 그는 프리다 카를로와 그녀의 남편과도 디에고 리베라와도 친분을 유지해 그들의 초상화를 직접 그리기도 하였다. 참고로 1980년에 Andy Warhol은 조지거쉬인을 20세기 10인 유태인 포트폴리오 명단에 넣었다. 조지 거쉬인외에도 그 명단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 the Marx Brothers 등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인물들이 들어있다.
난 이두거장들의 작품들을 감사할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기뻤다. 왜냐하면 전시회는 계속 일정기간이 지나면 바뀌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의 20세기를 주름잡았던 그들뿐만 아니라 그 시대에 활약한 예술가들과 영화등이 미국의 화려한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그 당시에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거나 아주 어렸어도 어렴풋이 그들의 음악과 그림들을 어디선가 듣고 보았던 것 같다. 나의 시대는 아니지만 왜 난 미국의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지 모르겠다. 참으로 하나님은 계신가 보다. 어쩌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재주와 모습과 운명을 타고 날까? 이 세상의 이 많은 경이로움을 보여주고 유지시켜 주는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있기에 우리는 힘들이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밖으로 나와 건너편의 오페라 하우스에 들어서니 교향악단들의 악기 연습 소리와 또 다른 전시회가 붉은 샹들리에 로비와 연결된 전시회에서 진행 중이었다. 10월 말 겨울을 지내기 위해 다시 내려오면 그때는 오페라 하우스에서 네이플즈 교향악단의 공연을 감상할 기회를 찾아봐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