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우리는 The Wawel Royal Castle를 방문하기로 했다. 오전에 사람이 많기 전에 가려고 일찍 집을 나섰다. 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공예품을 팔거나 음식을 팔 준비를 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성은 광장 반대쪽 끝자락에 있어 광장을 통과해야 했다. 아름다운 교회와 건물들이 구름사이로 나온 가느다란 햇볕에 조화롭게 세워져 있다. 이 광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광장이란다. 성에 다다르니 붉은 벽돌의 높은 담이 무척 존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약간 경사진 넓은 계단을 오르니 성안으로 보이는 꽃들로 조화를 이룬 탁 트인 이탈리안식 정원이 우리를 맞아준다. 참고로 이성은 13세기와 14세기에 걸쳐 King Casimir III the Great의 명으로 로마네스크, 고딕, 르네상스 그리고 초기 바로크양식으로 중세시대에 지어졌다고 한다.
이미 매표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The Wawel royal Cathedral, The Armoury, Crown Treasure세곳으로 나눠져 있어 우리는 The Wawel Royal Cathedral을 택했다. 티켓 가격이 35 PLN(1,1180원) 정도다. 다 돌아보면 좋겠지만 하루에 다 보기엔 무리다. 안으로 들어가니 경비가 제법 삼엄하다. 약간 어두운 조명아래 교황 존 파울러스의 관이 정면으로 놓여있다. 그 외에도 몇몇 왕들의 관들과 아름다운 교회부조물들이 흑색대리석으로 엄숙함을 나타내며 장식되어 있다. 여기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있었다. 1층 거의 끝에 벨타워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 삐걱거리는 목재계단을 오르며 크고 작은 종들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두 개의 벨타워에 8개의 벨이 걸려있다고 한다. 난 마치 내가 영화 '노트르담의 꼽추'에서의 종탑에 있는 것 같았다. 꼭대기에 다다르니 조그만 성창문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볼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이들의 종소리는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함께하며 위로도 되고 기쁨의 소리도 되며 이 자리를 지켰을 것이다. 비록 사물이지만 난 그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나라의 희로애락을 종소리를 통해 알려오지 않았는가?
다시 계단을 내려오니 출구로 나가는 통로가 지하로 연결되어 거기에 놓여있는 수많은 왕들과 주교들의 아름다운 관들을 볼 수있었다. 재료도 모양도 크기도 다 다른 이들의 관은 그 시대의 예술의 한 면을 보게 해 주는 것 같았다. 이들은 살아서의 부귀와 영화를 사후세계에서도 보장받고 싶었는 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름다운 성안에서의 왕들의 삶이 그만큼 편하고 아름다웠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아마도 그들은 그들의 권위와 힘을 유지하기 위해, 나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그리 편치 않은 삶을 살았는 지도 모른다. 지금도 난 미국에서 화려한 저택을 볼 때마다 그 안에서 사는 들의 삶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행복할 까라는 생각을 하며 스스로 위로한다. 지금의 나는 지극히 평민적이지만 나의 욕심은 이것으로 만족한다.
교회지하를 빠져나오니 마치 내가 다시 환생한 기분이다. 이미 성안 광장에는 더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정원을 둘러보며 난 여기의 정원이 파리의 베르사유 정원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아기자기하고 고딕식의 성건물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었다. 성을 빠져나와 광장에 이르니 St. Mary's Basilica에서 흘러나오는 트럼펫 소리와 광장의 비둘기들이 양옆의 음식점들의 빨간 꽃들과 이국적으로 내게 다가왔다. 이 트럼펫을 부는 전통은 오래전부터 내려오며 12시에 보통 들을 수 있으며 누가 부는지 모른단다.
이미 텐트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사거나 공예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소시지, 감자, 폴란드식 만두, 빵, 치즈등 갖가지 음식들이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한다. 폴란드의 음식은 동양과 서양의 음식들의 조화다. 난 메밀과 퀴노아등 잡곡과 야채가 든 돼지피로 만든 순대같은 음식도 맛보았다. 단지 짜지 않고 덜 자극적인 점이 한국음식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저녁에 콘서트티켓을 구입하고 저녁에 다시 나오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도중 우리는 밀크 바에서 점심을 먹었다. 내가 다시 폴란드를 올기회가 있다면 난 Krakow를 꼭 다시 방문하고 싶다. 그만큼 이곳은 매력적인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