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우리는 호텔의 아침을 먹기로 했다. 폴란드에서는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따로 사야 한다.(보통 숙박한 손님에게는 할인해 준다. 우리는 보통 일인당 80 PLN( 약 25,652원) 정도 냈다. 건물의 맨 위층에 자리 잡은 식당은 훌륭했다. 우리는 전망 좋은 창가에 자리 잡고 정성이 담긴 음식을 접시에 담았다. 한얀 식기들과 하얀 테이블과 말쑥한 웨이터들의 차림이 우리가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창문아래로 보이는 기차역이 한폭의 그림 같았다. 비록 방은 마음에 안 들었으나 아침식사는 마음에 쏙 들었다. 기차가 오전 11시 40분에 Krakow로 출발하기로 되어있어 우리는 다시 한번 광장을 걸어서 가기로 했다. 정말 우리가 여행할 동안 날씨는 최상이었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낮동안 비도 오지 않아 나그네의 지친 발걸음을 가볍게 해 주었다.
그날은 일요일이라 많은 차들이 교회주차장을 채웠다. 길을 잃지 않으려고 남편에게 직선도로만 가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광장에 간순간 우리는 여기저기를 방문하고 있었다. 드디어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남편의 제안으로 지하차도를 건너는 바람에 우리는 방향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걸었다. 난 처음 보는 건물에 방향이 틀린 것 같아 남편에게 말했으나 남편왈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단다. 한참을 가다가 정말로 호텔로 가는 방향이 아님을 안 우리는 지도에서 거리이름을 찾을 수없어 사람들에게 물어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사람마다 다른 정보를 주어 난 또다시 조바심이 났다. 기차를 놓칠까 봐.... 드디어 나는 대학생처럼보이는 한 젊은이에게 물으니 영어로 드디어 올바른 방향을 가르쳐준다. 우리는 다리에 프로펠을 장착한 것처럼 바쁘게 걸었다.
광장을 중심으로 거리가 비슷하고 길의 이름이 길고 낯설어 혼란스럽다. 더구나 믿거나 말거나 폴란드 언어가 세계에서 세 번째로 어려운 언어란다. 문자는 영어와 거의 흡사하나 발음이 너무 달라 의사소통이 안되어서 힘들었다.
다행히 역이 호텔과 가까와 기차를 놓치지 않고 탔다. 웬일인지 6인용 구역 안에 우리 포함해 3 사람정도로 한가했다. 일요일이라 출근하는 사람들이 적은 탓일 거다. 차창을 통해 지나가는 넓은 들판이 초가을의 햇살과 함께 무척 평화로워 보였다.
이윽고 우리는 오후 3시 10분 쯤 Krakow에 도착했다. 이번에 우리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아파트를 역 가까운 곳에 구했다. 집주인이 준약도로 약 10분 걸으니 말끔한 유럽형 건물이나 오래된 건물이 아닌 아파트 건물 안에 숙소가 있었다. 폴란드의 대부분 건물은 세계 2차 대전 이후에 옛날 양식을 살려 지어서 사실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번호를 눌러 현관문을 열고 다시 2층에서 문을 열었다. 와우! 넓은 거실과 큰 부엌 그리고 침실이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제일 반가운 세탁기도 놓여 있었다. 야후!
에어비엔비를 통해 숙소를 얻자는 아이디어는 남편의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계속 호텔보다는 그들의 삷을 슬쩍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는 것 같아 잘한 일이었다.
우선 세탁기를 열어 세탁할 옷을 넣었다. 통의 구조가 조금 달랐다. 세탁기안의 따로 스테인리스 통 안에 옷을 넣고 닫으면 잠겨진다. 그러면 그 통이 돌아가는 것 같았다. 한 세 번정도 세탁기를 돌린 것 같다.
짐을 대충정리한 후 우리는 잠시 걸어서 광장을 잠깐 살려보기로 했다. Krakow는 1038년부터 1596년까지 바르샤바이전의 수도로 관광지로 유명하다. 한 15분쯤 걸으니 관광안내소가 있어 우리는 괜찮은 음식점이 어딘지 물어보고 지도도 받았다. 광장 안을 들어서니 아니 이곳은 또 다른 신세계였다. 우리는 다음날 돌아보기로 하고 내가 그토록 먹고 싶었던 Pork Knuckle(일종의 돼지 족발)을 먹기로 했다. 아무리 볼 것이 많아도 먹는 즐거움이 없다면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안내소에서 소개받은 Restauracja Golonkarnia라는 음식점이 광장 입구에 있었다. 한 15분 대기하다 지하의 정말 아늑하고 따뜻한 곳에 안내받았다. 바로 옆테이블에는 출장온 듯한 중국신사 3명이 내가 시키려던 음식을 맛나게 먹고 있었다. 그때그때 무게에 따라 가격도 정해진다. 정말 행복 그 차체였다. 한국처럼 여러 가지 향신료를 넣지 않아 돼지고기의 맛 그대로를 즐길 수 있었다.
오는 길에 프렛첼베이커리 앞을 지나며 유리창너머로 그들이 진짜 raspberry(산딸기)를 반죽에 돌돌 말아 굽는 장면을 보고 안 살 수 없었다. 커다란 산딸기 프렛첼하나에 3,850원 정도 한다.(다른프렛첼은 9.50PLN에서 10PLN, 3,200 원) 싸지는 않지만 달지 않은 진짜 프렛첼을 먹을 수 있다. 바르샤바에서 도넛이라면 Krakow는 프렛첼빵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