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ansk
우리는 호텔에 짐을 풀고 아름다운 광장을 돌아보기로 했다. 저녁이 되자 광장건물 중 하나인 Town City Hall과 Neptune 분수에 불이 켜지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건물아래층은 레스토랑으로 천막을 밖에 내놓은 채 분주히 웨이터나 웨이트리스가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있었다. 날씨가 저녁 되자 약간 쌀쌀했지만 춥지 않고 분위기를 더해주었다. 곳곳에 거리악사들이 바이올린을 켜고 Green Gate아래서는 매일 콘서트가 열렸다. 세명의 남성이 우리가 좋아하는 팝송 'My way, 엘비스 프레슬리의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 남편과 나는 광장에서 춤을 추었다. 분위기가 저절로 그렇게 하게끔 만들었다. gate밖을 나가니 강이 흐르고 광장과 다른 구역으로 이어주는 다리가 놓여 있다. 어김없이 강가 주변에는 레스토랑이나 바가 많은 사람들로 붐볐다. 광장으로 돌아와 레스토랑에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난 연어 샐러드를 먹었다. 여기에 사는 사람들은 세상의 복잡함과 문젯거리에서 비켜나 있는 느낌이었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호텔에서 나와 Dlugi Targ(Royal way)라고 불리는 광장거리를 걸어 다음 블록에 있는 세계에서 가장큰 벽돌 고딕식의 St. Mary's Church를 갔다. 12시에 Astronomical Clock에서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고 남편이 말해 시간을 맞춰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시계 앞에 모여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12시가 되니 탑위쪽의 왼쪽 작은 문이 열리고. 4명의 왕인듯한 인형이 나오고 이어 예수의12사도 인형들, 그리고 죽음을 상징하는 인물이 나온다. 아담과이브가 종을 울린다 그러고 나서 파이프오르간 음악이 나오며 그들은 퇴장을 한다.
난 처음으로 저렇게 문이 닫히고 열리며 움직이는 시계는 성당에서 처음보는 정말 진귀한 장면이었다. 사람들도 숨죽여 약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예식을 지켜보았다. 이시계는 세계에서 가장큰 목조 천문학 시계라고 한다. 참고로 이성당은 1502년에 완공되고 탑 꼭대기까지 400개의 계단을 오르면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한꺼번에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로 교회 중앙에 십자가위의 예수님과 양쪽에 천사인듯한 두 사람의 형상이 공중에 걸려 있다. 하얀 기둥들 사이에 아름다운 조형물들이 걸려있다. 정말 크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없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시계를 만든 사람은 완공 후 사람들이 이 시계를 너무 좋아해 다른 곳에 이 사람이 만들지 못하게 두 눈을 도려냈다고 한다. 이후 이 시계가 고장 나서 이 사람을 불렀으나 장님이 되어 못 고치고 탑 위에서 점프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극과 극은 통한다'란 구절이 왜 갑자기 생각나는 지모르겠다. 극치의 아름다움을 탄생시킨 예술가들은 최악의 비극을 맞이하는 것이 일맥 상통하는 것 같다. 마치 고호나 베토벤처럼...
성당을 빠져나와 바로 옆블럭에 있는 'Amber Street'를 갔다. 중세 시대의 영화에서 나올법한 고풍스러운 건물들이 좁은 골목을 마주하고 죽 늘어서서 아름다운 앰버의 가게들이 지하나 일층에 자리 잡고 갖가지 색깔과 모양, 크기의 앰버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몇 개의 가게를 들어가 아름다운 앰버를 구경하고 남편과 나는 거의 마지막에 있는 가게에 들어갔다. 삐쩍 마르고 키 큰 안경 쓴 청년이(그의 이름은 Mattew이다) 우리에게 친절하고 상세하게 영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그의 해박한 지식과 유창한 영어에 빠져 한참을 듣고 있었다. 앰버뿐만 아니라 사회,경제, 정치를 거침없이 영어로 의견을 쏟아냈다. 매튜는 앰버는 크기, 모양에 의해 가격이 정해진단다. 노란색부터, 주황색, 갈색, 검은 갈색, 심지어는 푸른색의 앰버도 있었다. 나는 거기서 우리 여자 가족들에게 줄 조그만 앰버들을 사고 남편에게서 선물도 받았다. 사실 중국에서도 앰버 파는 것을 여러 번 보았으나 가짜가 많다는 것을 알고 사지 않았다. 아니 난 중국인들보다 폴란드인을 더 신뢰한 게 맞는지도 모른다.
참고로 앰버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면 우리말로 '호박'이라 불리우는 보석으로 2천만 년에서 1억만 년 전 공룡시대에 부러진 나무나 화재로 타버린 나무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흘린 엄청난 송진들이 땅밑으로 스며들어가거나 바다나 강밑에 놓인 채 수천만 년이 지나며 화석화되고 그 과정에서 곤충이나 동물들이 같이 화석화된 것이 이보석이다. 작은 공룡, 고대의 모기나 곤충이 들어있는 앰버는 가격을 매길수 없을 만큼 비싸다고 한다. 난 그렇게 다양한 색깔과 종류가 있는지 정말 몰랐다.. 내가 머물렀던 Gdansk는 Baltic amber로 유명한 곳이다.
세상에는 아름다운 것들이 참으로 많다. 이런 모든 것들을 만드신 조물주께 감사한다. 한편 우리 인간은 오랜세월동안 참으로 많은 자연자원을 훼손하고 캐내며 자연의 고마운 줄을 모르며 살아간다. 아름다운 성당들의 대리석, 금, 은, 광물들.....
내친김에 우리는 Amber박물관을 가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