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폴란드에서 돌아온 지 6일이 되었다. 아직도 폴란드 음식과 광장, 그리고 궁전과 성들이 눈에 선하다. 남편이 Polish라서, 또 시동생이 폴란드로 이주한 지 3년이 되었기 때문에 겸사겸사 택한 폴란드 여행이었다. 그런데 내가 방문한 나라 중 가장 인상 깊고 볼거리가 많은 도시로 나에게는 좋은 일생의 경험이 되었다.
Day 1
남편과 나는 9월 14일 4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로 되어 있었다. 우리는 한시간 남짓한 거리에 살기 때문에 시간을 계산해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기전 남편은 두 번이나 놓고 온 자기 소품을 가지러 들락거리는 바람에 시간은 빠듯해졌다. DTW공항근처에 미리 예약한 장기 주차장을 찾아 키를 건네주고 셔틀버스를 타기까지 시간이 좀 예상보다 걸렸다. 부지런히 짐을 부치고 공항검색대로 이동해야 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나는 보통 한국 갈 때 한층 밑으로 내려가 체크인하는 데 델타 항공 직원이 밑으로 내려가서 보안대 검색 통과하라고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그렇지 않아도 로비 공항검색대에 사람이 많아 부지런히 아래로 내려갔다. 난 급한 사태가 벌어지면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쏜살같이 움직인다. 또한 아무도 의존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행동해 남편이 따라오느라 힘들어한다. 이미 거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줄 서있었다. 직원들이 사람들이 늘어선 긴 줄을 나눠가며 정리하고 있었다. 이미 시간이 촉박해 나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윽고 우리 차례가 되어 보딩티켓과 여권을 확인하는데 나는 무리 없이 통과했는 데 다른 줄에 서있던 남편이 거절을 당했다. 영문을 몰라 물어보니 Free checking에 남편이 등록되어 있지 않다는 거다. 직원은 많은 사람들이 줄 서있는 지라 신경질을 내며 무조건 옆으로 서서 기다리거나 다시 위로 올라가란다. 남편이 머뭇거리고 있길래 나는 시간이 없으니 위로 다시 올라가자로 남편을 재촉했다. 다시 위층으로 올라가 우리는 긴 줄 대행에 합류해야 했다. 가슴이 타기 시작했다. 도대체 Free checking이 무엇인지 아직도 감을 못 잡겠다. 아마도 나는 자주 한국에 가니 나도 모르는 새에 등록이 되어있는 것 같았다. 벌써 3시 20분인데 긴 줄은 서서히 움직였다. 난 아마도 우리가 비행기를 놓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어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남편은 말은 안 해도 얼굴이 하얗게 질린 것 같았다. 자연스레 집에서 두 번 들락날락한 남편이 원망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천정을 보다 바닥을 보다 언뜻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근데 한쪽 구석에 사람이 별로 없는 구역을 발견했다. 바로 priority section이었다. 나는 얼른 그리로 달려가서 표를 보여주니 통과다. 우리는 그때까지도 남편이 Priority 승객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난 직원에게 사정하며 남편도 통과시켜달라고 하니 뒤에 있던 남편이 통과되어 따라 들어왔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남편도 Priority 승객이었던 거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절로 감사가 나왔다. 검색대를 통과하자마자 뛰기 시작했다. 이미 3시 40분이다. 곧 비행기문이 닫히기 직전이다. 드디어 좌석에 앉으니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남편이 나에게 자기를 구해주어서 고맙단다. 그래도 한국방문 덕택에 비행기 탑승 경험이 남편보다 많아 좀 순발력이 생긴 것 같다. 남편과 많은 여행을 하며 느낀 것 한 가지! 그와의 여행은 절대로 순탄하지 않다. 너무 exciting 하거나 너무 긴장되는 순간이 많다. 왜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