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0일 디트로이트에서 한국으로 가는 델타 직항에 몸을 실었다... 거의 일 년 만이다. 가족이 거기 있으니 정기적으로 가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시간은 늘 충분치 않게 느껴진다.. 심지어는 코비드시대에도 온갖 장애에 아랑곳하지 않고 매년 꿋꿋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코노미석 좁은 좌석에 몸을 구겨 넣고 14시간 이상을 견뎌야 해도 고국으로 가족을 보러 오는 여행은 즐겁다.. 하지만 여기에 나의 딜레마는 늘 따라다닌다.. 나의 딜레마란 미국을 떠날 때는 남편이 좀 안쓰러워 발이 안 떨어지고 한국에서는 가족들, 특히 손주랑 연로하신 어머니가 눈에 밟혀 발이 안 떨어진다.. 보통 한 달 남짓인데 사실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려 늘 아쉽다!
요즘 한국의 여름은 플로리다 여름만큼덥다. 도로의 아스팔트에서는 뜨거운 스팀이 올라와 가물가물 아지랑이 현상도 눈에 띈다.. 이여름만큼 한국을 뜨겁게 달군 교사들의 정당한 대우와 교권회복을 위한 집회가 7주째 광화문과 종각 사이대로에서 35도의 불볕더위를 아랑곳하지 않고 열리고 있다. 나의 큰딸도 초등교사라 이이슈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다.. 솔직히 교대를 지원하고 입학한 사람들은 나름대로 성실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이란 소리를 들으며 성장한 사람들이 대부분임을 난 잘 알고 있다.. 그들이 박봉의 교직을 택한 것은 나름대로의 신념도 사명도 분명 있을 것이다.
옛말에 '선생님 그림자는 밟지도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선생님을 존경하고 예의를 갖추어 대했다. 우리가 어렸을 때는 선생님의 매질도 가르침의 일부라 생각해 받아들였다. 나는 절대로 물리적인 힘으로 학생들을 다루는 것에 반대이지만 본인의 잘못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또는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행동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것을 어릴 적부터 교육시켜야 한다. 그렇게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해도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을 무시하고 안하무인격으로 대하는 태도가 과연 그들 자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선생님도 인간인데 자기를 그렇게 대하는 부모의 자식이 예쁠 리 없다. 또한 선생님도 신이 아닌지라 실수도 할 수 있다. 이럴 때 무지막지한 욕설이나 비난을 퍼붓기 전에 선생님과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매년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모두 똑똑하고 자신만만하게 보여서 행여 길 가다가 어깨라도 부딪칠까 겁난다.
자칫 서구문명을 잘못 해석하고 받아들여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마치 서구문명의 대명사인양 생각하는 것은 크나큰 오해다. 한국이 동방예의 지국이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싶다.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물질만능주의, 즉 돈이나 권력이면 뭐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논리는 갑자기 부흥을 일으킨 한국 사회의 또 하나의 검은 독버섯임에 틀림없다. 그 어느 직장에서도 용납이 안 되는 이러한 갑질이 그동안 어떻게 오랫동안 등한시되고 드러내어지지 않았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옛날처럼 선생님에게 커피 한 잔도 사드리지 못하게 법이 바뀌어지고 교사와 학생 간에 정 없고 삭막한 분위기에서 나름대로 교육이라는 엄청남 책임을 지고 이사회를 이끌어 가는 교사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작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학부모들은 과연 교사에게서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