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미국에서 자리 잡은 지 5년 9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내가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나의 전 직업인 영어를 가르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 알다시피 영어가 모국어인 미국에서 영어를 가르친다는 것은 마치 외국인이 한국어를 한국에서 가르치려는 것과 같다. 더욱이 나는 나의 전 직업과 상관없이 좀 다른 일을 해보고 싶었다. 어릴 때부터 난 글 쓰는 것을 좋아했다. 어떤 때는 방송국으로 글을 보내고 내 글이 채택되어 상품을 타기도 했다. 또한 나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삶을 살고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해왔다. 나 혼자 보기 아까운 광경, 이해 안 되는 경험, 아시안인으로서 미국에 사는 경험을 솔직하게 적어보고 싶다. 두서없이 과거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기도 할 거고 순서는 뒤죽박죽일 것 같다. 왜냐하면 그동안 쌓아둔 경험을 잊어버리기 전에 기록하고 싶고 또 내경험을 나눔으로써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은 없지 않은가!
남편과 나는 소위 미국사람들이 말하는 snowbirds이다. 이 뜻은 계절 따라 옮겨 다니며 산다는 뜻이다. 주로 여름엔 미시간, 겨울엔 플로리다에 각각 6개월씩 거주한다. 우리는 지금 플로리다의 남동쪽인 Pompano Beach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는 Miami에서 차로 1시간 반정도, Fort Lauderdale에서 30분 정도 북쪽에 위치하고 있다. 지난 12월 1일부터 2주간은 Fort Lauderdale, 그리고 12월 15일부터 2023년 4월 말까지 여기 머물 예정이다. 해변가 바로 앞에 위치한 30층짜리 건물로 14층에 머물고 있다. 바다와 시내가 한눈에 보여서 매우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 이곳의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 북동부주인 Maine, New Hampshire, Massachusetts, Rhode Island, Connecticut, New York, New Jersey, Delaware, Maryland, Virginia, North Carolina, South Carolina등에서 내려온 사람들로 Jewish가 많다. 남편과 나의 콘도가 있는 플로리다 남서쪽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대체로 여기 사람들은 좋게 말하면 자기표현에 적극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직선적이고 거칠다. 심지어는 무례하기도 하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느낀 바다.
나와 나의 남편의 원래콘도는 Bonita Springs라는 곳에 위치해 있고 Naples와 Fort Myer중간에 위치해 있다. 바로 앞에는 Gulf of Mexico, 뒤쪽은 bay가 있어 Bay에서 해가 뜨고 Gulf of Mexico해변에서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2022년 9월 28일, Hurricane Ian에 의해 수영장, 테니스코트, 주차장, 선착장, 엘리베이터, 전기, 수도, 관리실등 부대시설이 거의 사라졌다. 14 feet(4m 20cm) 높이의 바닷물이 해변바로 앞에 있으므로 직접 덮쳤으니 피해가 얼마나 큰지는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내 남편친구단독주택은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터만 남아있다. 지금 주민들이 힘을 모아 재건에 힘쓰고 있지만 피해지역에 워낙 많은 건물들이 파괴되어 일손이 모자라고 또한 절차가 복잡해 언제 우리가 다시 들어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다행히 우리는 6층이라 내부는 큰 피해가 없었고 인명피해도 없다. 이것으로 위안을 삼아야겠다.
일단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 했으니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적어나가야겠다.

Lewiston, MI!.

Backyard of MI. house!

Gulf of Mexico, Flori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