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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lition Derby in Michigan!(미시간의 데몰리션 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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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거의 매년 여름에 Demolition Derby에 가서 늦여름을 즐기곤 했다.  우리 집에서 가까운 곳에 두 개의 작은 타운, Amaida와 Richmond라는 오래된 작은 마을에서 9월 초쯤 열린다.  우리는 2019년 9월 7일에 Armada Fair에서 열리는 Demolition Derby에 갔고 2022년 9월 8일 Richmond에서 열리는 Demolition Derby에 갔다.  두 곳 다 집에서 차로 북쪽으로 20분 정도  걸린다.    Demolition Derby란 말 그대로 자동차끼리 서로 부딪쳐서 끝까지 남는 차가 우승을 차지한다.  어떻게 보면 자원 낭비 같아 처음에는 의아했지만 어차피 버릴 차(junky cars)로 재미도 주니 그리 자원낭비라는 가책을 느낄 필요 없다.

 

2019년에 Armada fair는 마치 시골 장터를 연상시키는 그야말로 동네잔치 같았다.  한쪽에는 농작물전시회와 함께 직접 만든 쿠키나 파이를 가져와 최고의 품질을 평가하는 대회도 있고 또 한쪽에는 직접 기른 양, 소, 닭, 돼지등의 가축을 가져와서 살사람을 기다리기도 한다.   또한 쪽에는 농기구판매 부스도 있어 쓰던 농기구를 가져와 판매를 위해 내놓기도 했다.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 놀이시설에는  Ferris Wheel(회전 풍차),  Carosel (회전목마), Bumper Cars, viking, flying cars....!  아이들을 위한 놀이기구가 돌고 또 돈다.  아이들은 함성을 지르고 부모들은 밑에서 조마조마하게 지켜본다.  동양인이 아닌 파란 눈과 금발머리의 어린아이 들이다.  가끔 나는 내 4살 배기 손주가 와서 그들과 함께 놀이기구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한다.  과연 내손주는 외모가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릴까?  재밌는 광경이 벌어질 것 같다.

 

입구 쪽에는 food court가 있어 들어오는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아이스크림, 도넛, 팝콘, 핫도그, 피자. 치킨, 프렛첼, 감자튀김... 그야말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낵으로 가득 차다.  그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스낵은 Funnel Cake이다.  우유, 계란, 바닐라 추출물, 베이킹파우더등으로 얇은 밀가루반죽 만들어 튀긴 다음 파우더 슈가를 마구 뿌린 그야말로 건강에 하나도 도움이 안 되는  junk food지만  가끔은 나에게  기쁨을 주는 기름진 스낵을  왜 마다하겠는가?

 

계란을 파는 곳에는 늘 계란용기를 따로 팔기도 한다.  난 처음에는 이해가 안 되었다.  우리는 계란을 다 사용하면 그 용기를 버리는 데 왜 이것을 굳이 가져와 내놓을까?  답은 계란을 생산하는 농부가 다시 사용하기 위해서다.  정말 소박하기 그지없다.  10살 안팎의 어린이들도 부모를 돕고자 판매부스에 나와서 물건을 파는데 돕는다.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주는 이러한 관습이  미국을 부자나라로 만든 교육일까?   이제 우리나라 교육도 많이 바뀌어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해 하는 공부보다는 창의력과 실습에 전념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바람직한 일이다.  난 미국 교육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편은 아니지만 우리나라같이 인력이 국력인 나라가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우리는 Ferris Wheel에 올라 막불이켜지기 시작하는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었다.  낮의 뜨거운 태양과 다르게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높이 올라가 밑을 내려다보는 것은 여유롭고 즐거운 일이 아닐 수없다.  보통 Demolition Derby는 저녁에 선선해지면 열린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ground에서 낡은 차들이 각각 개성 있게 외모를 치장한 후 검은 연기와 엔진 소리를 내며 서로 부딪치고 도망가고 뒤쫓아가고 뒤엉키고.... 그야말로 wild sports이다.  결국 경기장 안에서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차는 기다리던 견인차로 경기장밖으로 끌어내 진다.  한 번에 보통 10대 정도의 차가 경쟁하며 점점 준결승 결승으로 범위가 좁혀진다.   

 

2019년 경기에서  나와 나의 남편을 웃게 만든 것은 그 당시 우리가 몰던 똑같은 모델의 차가 고물차대열에 끼여 최후의 노장처럼 열심히 부딪치고 달리며 싸우고 있었다.  물론 이기지는 못하고 장렬하게 사라졌지만....  물론 우리는 그다음 해에 차를 바꾸기는 했다.  항상 소방대원과 경찰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대기하고 있다.  어떤 차들은 불이 나서 바로 소방대원이 끄기도 한다.  winner는 키만큼 커다란 트로피를 받고 정말 즐거워한다.(상금이 얼마인지 모르겠다.)  그들은 사람들과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도 취한다.  나도 한컷 찍었지만 찾을 수가 없다.   2022년 Demolition Derby에서는 5-6세 어린이들의 경기가 있었다.  처음에는 나는 무척 걱정이 됐었지만 그들은 충돌하지 않고 행진만 했다.  그러나 경기장이 비포장이라 흙에 빠져 고생하는 꼬마도 있었다. 지는 해와 초저녁의 불빛아래 경기는 왠지 모를 고즈넉함과 향수를 나에게 불러일으킨다. 

 

2022년 Richmond에서는 경기시작 전에 거리에 old car parade가 열렸다.  오래된 모델일수록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그들은 마치 과시하듯이 경적을 울리기도 하고 스포츠카 같은 경우는 엔진에 급발진시켜(rev up)에 요란한 소음을 주기도 한다.   전에도 말했듯이 오래된 차, 오래된 집은 유지하는 데 시간과 돈이 많이 든다.  그들은 오래된 물건을 마치 보물인 것처럼 여기며 돌보는 게 한국에서 늘 바쁘게 살았던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점이었다. 

 

 경기가 끝날 때쯤이면 핫도그나 팝콘, 피자조각 이 반값이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에 딱이다.  그전에 스낵을 안 먹었으면.... 집으로 돌아오며 우리는 석양을 보는 것을 즐긴다.  미시간은 북쪽이라 해가 늦게 진다.  한여름에는 저녁 9시 반까지 훤하다.   난 지금 여유로운 은퇴자로서의 삶을 남편과 함께 즐기는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내 가족들이 미국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가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나 젋을 때 일할 수 있는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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