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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ween village, Michigan!(미시간의 할로윈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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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나는 매년 10월 중순이 되면 Halloween 장식을 보러 Tillson Street를 간다.  Tillson Street는 Romeo라는 작은 타운에 있는 거리이름으로 두 블록을 차지하고 있고 디트로이트 북쪽으로 50분 정도 운전해서 간다.  우리 집에서는 차로 15분 정도 가면 된다.  그곳의 대부분의 집들이 1800년도 후기에 지어져  100년 이상 되었고 그들은 오래된 집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열심히 고치고 불편한 점도 감수하며 산다.   뭐든 새것이 좋은 것에 익숙한 나로서는 이해가 힘든 부분이다.  미국인들은 오래된 것에 애착을 가지고 제삼자가 보기에는 별로 소중한 것 같지 않은 작은 아이템도 소중히 다룬다.  미시간은 이미 10월 중순이면 평균 온도가 가장 높은 온도가 17도(섭씨) 가장 낮은 평균온도가 7도(섭씨) 정도고 북쪽으로 가면 더 낮다.  더구나 Great Lakes(미시간에 있는 다섯 개의 호수(Superior, Michigan, Huron, Erie, and Ontario)로둘러쌓여 있어 겨울에는 습하고 흐리다.  핼러윈의 환경에 잘 맞다. 이미 10월 초부터 상점에는 핼러윈 복장과 장식이 등장하고 식품점에는 호박들이 쌓이기 시작한다.  오렌지 색과 다양한 모양의 호박들이 낮게 드리운 거은 구름과 대조되어 더욱 눈에 띈다.   2022년에는 10월 10일에 오후에 가서 저녁까지 낮과 불 켜진 장식들을  구경했다.  2개 블록의 거리옆으로 늘어선 집들이 각각 개성 있고 특이하게 장식을 해놓는다.   매년 몇천 명의 구경꾼들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이곳을 방문한다.  보통 차들을  근처의 교회나 학교 주차장에 세우거나 DQ아이스크림가게가 바로 거리입구에 있어 일찍 가면 세우고 아이스크림을 맛본다.  나와 남편도 Romeo 마을에 가면 아이스크림(특히 banana split)을 먹는 게 일상사가 되었다.  공식적인 핼러윈 이벤트 이름은 핼러윈에 걸맞게  'Terror on Tillson Street'이다.  약 32 가구가 개성 있는 핼러윈장식을 하며 강제성은 없으나 한가족같이 잘 협조하며 어떤 가족은 3세대나 4세대가  이일을 같이 하기도 한다.  입장료도 없고 누구도 수고료를 원하지 않는다.  어떤 소품들은 자동으로 움직이고 크기가 혼자서 세우기에는 무척 큰 것도 있다.  더욱이 대부분의 소품들이 각각의 가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라 더 독창적이다. 어떤 장식들은  거의 일 년 내내 걸려 완성되기도 한단다.   길가의 아름드리 가로수나무들이 이 마을이 얼마나 오래됐는 지를 말해주고  나무들 아래로 떨어진 낙엽들이 정원들 덮어 더욱 을씨년스러운 핼러윈 분위기를 자아낸다.  누가 교통을 정리해주지도 않고 구경꾼들은 알아서 서로 양보하며 지나가고 특히 어린이들이나 유모차가 지날 때는 차들도 서행한다.  보통 돌아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차를 세우고 자전거를 꺼내 Tilson street로 이동해 자전거를 세워두고 걸어 다닌다.  어떤 소품(werewolf)들은 소리를 내거나 눈에서 불빛을 발사해 오싹하게 만들고  저녁에 가면 온갖 공포스러운 불빛 때문에  더 흥미롭다.  가장 나에게 인상 깊었던 것은 죽은 신부들(Dead Brides' corpse)이다.  온갖 웨딩가운과 베일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신부웨딩가운 패션쇼다.  또한 갖가지의 묘비가 세워져 있는 공동묘지도 재미를 자아낸다.  남편은 묘비에 자기 이름이 있는지 확인하기도 한다.  또한 Hotel California노래가사처럼 'Hotel Tilson'도 있어  죽은 이들이 서빙하고 죽은 자들의 호텔이다.  섬뜩한 장면과 문구도 눈길을 끈다.  어떤 집에서는 핼러윈을 장식한 집주인들이 문 앞에 서서 장식을 설명해 주거나 구경꾼들을 환영한다.  구경꾼들이 집안이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다.  아직도 사람들이 사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지금은 핼러윈파티가 많이 익숙해져 있지만 미국인들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핼러윈을 즐긴다.  어떻게 보면 유치하다고 생각될 만큼 어이없는 옷차림이나 우스꽝스러운 장식에 웃음이 나기도 한다.  미국에 정착초기에는 이런 문화를 이해하기 힘들었고 어색했다.(지금도 그렇지만 좀 덜하다.  나도 남의 이 목신경안 쓰고 유치해지면 된다) 내 생각에는 미시간같이 추운 곳은 10월이 초겨울로 들어가는 달이고 지루하고 긴 겨울을 견디기 위한 재밌는 이벤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남편은 특히 핼러윈을 좋아한다.  우리는 핼러윈복장을 입고 모임에 참가하기도 한다.  작년에 난 캔디를 잔뜩 준비하고 trick or treat 하러 오는 아이들을 기다렸지만  비마저 내려 아이들이 오지 않았다.  어떤 해는  핼러윈 전에 우리는 플로리다로 향한다. 그러면 우리 콘도가 있는 커뮤니티도 핼러윈 파티를 한다.  보통 더운 날 저녁 수영장 주변의 recreation center에서 하기 때문에 핼러윈분위기가 덜하기도 하다.    10월 말 핼러윈이 끝나면 곧바로 상점들은 추수감사절장식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리고 크리스마스 장식은  이미 11월부터 눈에 띄기도 한다.  핼러윈이란 11월 1일 성인의 날 잔치전날인 10월 31일에 죽은 자들을 기억하기 위해 Allhallowtide축하의식으로  고대의 Celtic festival of Samhain 뿌리를 두고 있다 한다.  여름 끝에  추수 후 장작에 불 붙이고 귀신들을 물리치기 위해 costume을 입는다.  어쨌든 종료의식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들이 즐기기 위한 날이 되었다. 한국에서의 2022년 핼러윈 데이 참사는 전세계인들에게 어떤 경각심을 주었을까?  왜하필 한국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이 이유없이 목숨을 잃었는 지  정말로 매년 핼러윈데이가 오면 이 참사가 생각날 것 같다.  인간은 실수에서 교훈을 얻고 더 나은 길로 향하는 만물의 영장이니 앞으로는 이런 비극을 미리 대비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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