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2!
12월 9일 나의 남편과 나는 또다시 Macomb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로 향했다. 이번에는 디트로이트 콘서트 합창단의 공연을 보기 위해서다. 아무리 연말이라지만 이렇게 즐거움만 찾아다녀도 되나? 할 정도로 파티와 콘서트를 종횡무진 누비고 다닌다. 플로리다로 못 간 아쉬움을 달래듯....
홀 안으로 들어서니 이미 합창단원들이 계단에 서서 크리스마스노래로 입장객들을 환영하고 있다. 주목받는 느낌, 환영받는 느낌은 늘 우리에게 행복을 선사한다. 콘서트장으로 들어서니 이번엔 자리가 꽤 앞이어서 무대를 더 잘 볼 수 있었다. 지휘자의 위트 있는 인사와 더불어 80여 명 정도 되는 남녀 혼성합창단이 검은색의 무대복을 입고 등장한다. 하나같이 표정이 밝다.
총 10곡이 불렸는 데 나를 정말로 황홀케 했던 노래는 한 소프라노 가수가 부른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hristmas'이었다. 유난히 눈에 띄는 금발의 미녀가 선사한 노래로 난 마치 내가 영화의 한 장면에서 마릴린 몬로가 부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큼 아름다운 노래였다. 원래는 프랭크 시나트라의 노래로 가사 중 'From now on our troubles will be miles away'(이제부터 우리의 걱정거리는 멀리 사라질 거야)라는 가사가 정말 우리 모두가 새해를 맞이하는 즈음 듣고 싶어 하는 말이 아닐까? 또한 한 가사 중 "우리에게 소중한 친구들과 과거의 좋았던 시절처럼 가까이 다시 여기에 모였다"라는 가사도 내 맘에 와닿는다. 지금은 함께 못하지만 늘 가까이 살았던 한국의 내 가족들이 한국에서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갖기를 기도해 본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노래인 'O Come, All Ye Faithful'는 지휘자의 요청으로 관객이 다 같이 불렀다.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관객들은 목청껏 따라 불렀다. 역시 노래는 사람의 영혼을 한데 모으고 한 곳을 바라보게 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교회에 가면 왜 찬송가를 부르는 시간이 많은 지 알 것 같다. 'Praise His Holy Name '이라는 곡을 끝으로 약 두 시간의 공연이 끝났다.
사람들은 추수감사절이 끝나기도 전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상점 앞으로 내놓는다. 어릴 적 나는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기다리는 즐거움이 컸다. 나의 부모님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트리밑에 놓기보다 크리스마스이브날 저녁 우리가 잠든 사이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주셨다. 크리스마스 아침 나는 일찍 눈을 떠 팔을 뻗어 올려 바스락거리는 선물 포장지가 손에 잡히는지 확인하곤 했다. 이 기쁨이 너무 커서 나는 나의 두 딸이 성인이 된 후에도 머리맡에 선물을 놓아주었다. 아마도 이것은 나의 손주들한테까지 이어질 것 같다. 왜 예수님은 한 해가 저물어갈 무렵 태어나셨을 까? 아마도 예수님은 춥고 어찌 보면 우울할 수 있는 이 세상에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이날 오셨는 지도 모르겠다. 또한 일 년에 한번일 망정 우리는 불우 이웃을 생각하고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는 기회를 갖지 않는 가? 이즈음 크리스마스가 없었다면 사람들의 마음은 더욱 춥고 삭막할 것 같다.
올해 나와 나의 남편은 다른 어느 해보다 파티에 많이 참석했다. 정치파티, 남편 직장파티, 친구파티등... 미국에서의 파티는 상다리 부러지게 많은 음식이 있는 한국과 다르게 소박한 것 같다. 아마도 호화로운 파티는 가보지 않아서 그렇게 느낄지도 모른다. 대신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고 춤을 즐긴다. 처음에 난 이문화에 익숙지 않아 별로 즐기지 못했다. 지금은 전보다 편안하다. 파티가 즐겁기 위해서는 같은 테이블에 앉은 구성원들이 재밌어야 한다. 서로 처음 만난 사이라도 편하게 별로 심각하지 않은 얘기를 나눈다. 한국 사람들이 듣기엔 시시한 개인의 이야기도 괜찮다. 또한 복장도 비싼 고급옷이 아니라 색깔이 화려하고(조금 유치할지언정) 액세서리도 큰 게 어울린다. 특히 연말에는 더욱 그런 것 같다. 난 크리스마스 색깔인 초록과 붉은색의 옷을 주로 입고 귀고리는 너무 크다 싶을 정도의 것을 착용했다. 사람들은 이 귀고리가 예쁘단다. 빈말일지라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미국인들은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서로 칭찬하고, 인정하고, 너그러운 연말은 우리가 어디 있든 바라는 바가 아닐까?
참고로 여기 파티 에티켓을 알아보자면,
1. 파티 개최자에게 빨리 참석여부를 응답하기.
2. Dress code: 미국에서는 공식파티가 아니면 여성들의 복장은 그리 규제가 없다. 남성들은 타이는 안매도 드레스셔츠는 입어야 한다. 궁금하면 개최자에게 물어봐도 된다.
3. 가기 전에 스낵등을 먹어 너무 배고픈 채로 가지 말기: 가서 허겁지겁 음식부터 챙기지 말고 음료수를 마시며 사람들과 얘 기를 나누는 게 좋다.
4. 시간에 맞춰 가기: 보통 가정에서 초대받은 경우 내경험상 5분이나 10분 정도 늦어도 괜찮을 것 같다.
5.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데려가지 말기
6. 적극적으로 게임이던 대화던 참여하기
7. 음료수를 왼손에 들어라.: 악수등을 할 때 오른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8. 가벼운 대화를 해라: 정치, 종교 등은 대화주제에서 피하기( 정치파티에서는 같은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므로 크게 상관없다.
9. 파티주최자가 개인이나 가정일 경우 돕기를 청하기
10. 너무 음식이나 음료(술)에 집착하지 말기
11. 고맙다는 인사 잊지 않기
Merry Christmas to 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