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 the Best, Poland 16!(폴란드 여행 16일째)
3시에 부탁한 wake up 콜에 의해 눈을 떴다. 드디어 우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직도 볼게 많아 아쉽지만 한편으론 집에 가고 싶기도 했다. 호텔이 공항 안에 있어 3분이면 도착한다. 우리는 여유 있게 체크인을 하고 게이트 앞에서 기다렸다. 그동안에 식사준비 안 하고 여행하며 즐겼으니 집에 돌아가면 다시 집안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처 따지 못한 토마토와 몇몇 채소가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말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쇼핑싫어하는 남편을 앉혀놓고 난 면세점을 돌아보았다. 우리는 작은 슈트케이스를 가져와 더 이상 무언가가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었다. 다시 난 게이트 앞으로 왔다. 아니 있어야 할 남편이 없다. 그리고 벌써 줄이 탑승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내가 30분 전에 왔는 데 말이다. 갑자기 머리가 쭈빗섰다. 남편이 어디로 간 거지? 난 그가 날 찾기 위해 면세점을 돌아다니지 않기를 바라며 기다렸지만 그는 없었다. 우리는 핸드폰을 로밍 안 해가서 서로 전화가 안된다. 난 공항 와이파이를 통해 skype로 문자를 보냈다. 답장이 없다. 난 이제야 여행이 별 탈 없이 끝난다고 마음 놓고 있었는 데 끝까지 나를 긴장하게 한다는 생각에 어이가 없었다. 염치 불고하고 남자화장실문 앞에 가서 문 열고 들여다보지는 않았지만 소리쳤다. "데이브, 거기 있어?" 대답이 없다. 난 할 수 없이 즐을 따라 들어가며 속으로 제발 먼저 비행기에 타있기를 기원했다. 보통의 게이트와 다르게 우리는 입구에 대기하고 있는 셔틀버스를 통해 비행기에 접근할 수 있었다. 수도 없이 그를 찾으려 했지만 없었다. 셔틀버스를 이용해 비행기까지 가는 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질 수가 없었다. 마음을 진정하고 비행기에 올라 좌석을 찾으니 그가 입구 쪽을 뚫어져라 보며 마음 졸이고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다짜고짜 화를 냈다. 그렇게 먼저 비행기에 타면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그도 화를 내며 자기도 조바심 나게 기다렸다고... 난 그에게 그동안에 그를 기다리고 찾아다니며 비행기 놓칠뻔한 역사를 생각나는 대로 나열하며, '난 그래도 당신 안 버렸어'라고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씩씩거리며 말했다. 사실이다. 여행을 같이 많이 한 만큼 난 그를 위기에서 많이 구해주었다. 가끔 남편이 비정상적으로 잊어버리기를 잘해 난 항상정신 똑바로차리고 있어야 한다. 다행히 내가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으니까 가능한 일이다. 잠시 후 남편이 정식으로 사과했다. 하지만 나의 화난 마음은 비행기가 암스테르담에 도착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하니 대기 시간이 길지 않아 우리는 곧장 다른 게이트로 움직였다. 별도의 절차없이 우리는 가는 도중 정면에 self-service passport control이라는 문구아래 12 나라의 국기가 그려져 있고 우리 대한민국이 거기에 있었다. 별도의 신원확인 없이 여권만으로 통과되는 것이다. 네덜란드도 엄연히 다른 나라라 보통 보안검색대를 통과해야 되는 데 말이다. "아,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이여" 난 의기 양양하게 남편에게 말하며 어깨가 으쓱했다. 언젠가 난 대한민국 여권의 위상이 세계 2위라는 자랑스러운 기사를 보았다. 코끗이 찡했다. 한국전쟁 이후 페허가 된 국토에서 이룬 내 조국 대한민국의 위상이 특히 해외에서 살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난 언젠가 1991년 공산화에서 벗어난 폴란드가 새로운 역사를 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10시간 이상의 비행 끝에 디트로이트 공항에 도착해 장기주차 구역에서 차를 찾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할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난 이제 즐거운 마음으로 집안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동안은...
폴란드로의 여행을 마무리하며 난 바르사바의 쇼팽공원의 피아노연주곡 비디오를 올린다. 아무리 멋있는 여행을 했어도 역시 음악이 없으면 흥미가 더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늘 그래왔지만 이번 여행을 추진하고 도시마다 잊을 수 없는 이벤트를 찾고 물심양면으로 애쓴 남편에게 고맙고 시동생 제프에게도 고맙다. 이제 또 우리는 12월 중순 플로리다로 향할 예정이다. 우리 콘도가 2022년 허레케인 Ian에 의해 파손되어 모든 이들이 힘을 모아 복구에 힘쓴 덕에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았지만 사람이 거주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내려가며 어느 도시를 지날지는 아직 모르겠다. 인생도 죽는 날까지 기나긴 여행이다. 길거나 짧거나 우리는 여행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교훈을 얻는다.
Amsterdam airport, Netherland!
Warclaw, Poland!
Catherdral church, Po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