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st of the Best, Poland 15!(폴란드 여행15일째)
다음날 우리는 일찍 조식뷔페를 먹으러 1층으로 내려갔다. 이것이 폴란드에서 먹는 마지막 조식임을 생각하니 더 많이 입에 넣어 맛을 기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텔조식뷔페는 폴란드 고유의 음식보다는 전체적으로 인터내셔널 한 메뉴가 대부분이다. 조식을 먹고 나오니 엘리자베스가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짐을 챙겨 체크아웃하고 엘리자베스와 걸어서 제프가 가장 좋아하는 성당에 가보기로 했다. 광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Basilica Mnieisza라는 성당이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아름다운 푸른빛기둥과 높디높은 천장의 아름다운 그림이 아침의 햇살을 받아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엘리자베스왈 금빛으로 빛나는 마리아상앞에 많은 사람들이 기도한다고 해서 나도 무릎을 꿇었다. 난 이제까지의 훌륭했던 여행에 감사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잘 여행을 마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또한 제프가 폴란드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도했다. 시동생 제프는 미국에서 부모와 동생, 그리고 아내를 사별했다. 이 모든 슬픔을 그는 이성당에서 위로받았을지도 모른다. 한참을 둘러본 후 우리는 밖으로 나왔다.
성당에서 조금 떨어진곳에 엘리자베스는 우리에게 제프의 이름이 광장 안의 보도블록에 새겨져 있는 것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깜짝 놀라 물어보니 제프의 생일기념으로 엘리자베스가 보도 블록에 그의 이름을 새겨주었단다. 마치 할리우드의 유명 연예인들이 그의 손바닥과 이름을 새기는 것처럼..... 와우, 대단한 아이디어다! 난 남편에게 남편이 먼저 죽으면 우리가 자주 가는 공원의 벤치에 그의 이름을 새겨주겠노라 했더니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다. 갑자기 죽음을 얘기해서 그런가 보다. 그럼 살아서 해줄까??? 죽으면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데 그게 다무슨 소용인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가치가 없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은 살아있는 사람들이 그들을 기억하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난 광장을 지나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중심도로 Maya거리에는 아름다운 레스토랑과 작은 뮤지엄 그리고 학교가 있었다. 또한 The Lubomirski 가족이 여름별장으로 쓰였던 청색의 지붕과 하얀색의 아름다운 맨션이 보여 들어가려 했으나 문이 잠겨 있었다. The Lubomirski라는 이름은 이제 내게 익숙하다. 왜냐하면 어제 Lancut Castle에서 익히 들었던 귀족집안 이름이기 때문이다. 또한 맞은 편 대로변 언덕 위에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Rzeszow Castle 안으로 들어가 보려 했으나 지금 법원으로 실제 사용되고 있어 관리인이 출입을 통제했다.
우리는 걸어서 Kantor라고 하는 곳에서 남은 돈을 환전하고 다시광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Kantor라는 곳은 어디에서나 자주볼 수있는 환전소로 가장 믿을만 한 것같다. 그런데 갑자기 엘리자베스가 도넛을 Rzeszow에서 먹어봤냐고 물어보길래 아니라고 하니까 갑자기 광장 안의 도넛가게로 뛰어가 커다란 도넛을 4개 사 왔다. 그 도시에서 가장 도넛을 잘 만드는 곳이라며.... 애그머니나, 그러고 보니 이도시에서 도넛이나 프렛젤 먹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다. 늘 엘리자베스와 동행하다 보니 내가 깜박한 것이다. 그녀의 순박하고 고운 심정을 내가 어찌 헤아리랴! 우리는 다시 호텔 로비로와서 짐을 찾고 엘리자베스 아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우리를 크라코우 공항호텔로 데려다준단다. 그는 야간에 밤새는 직업을 갖고 있어 아침에 퇴근해 잠깐 눈 붙이고 다시 우리를 위해 광장으로 온 것이다. 젊으니까 할 수 있는 강행군의 스케줄이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엘리자베스와 포옹하는 데 갑자기 조그마한 상자를 내 앞에 내민다. 안을 들여다보니 어여쁜 귀고리세트와 작은 푸른색의 목걸이 펜던트가 들어 있었다. 또한 남편에게 Rzeszow의 안내 책자와 냉장고 자석을 선물했다. 아뿔싸, 나는 하나도 선물을 준비하지 못했다. 사실 우리는 엘리자베스와 늘 함께할 것이라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알았더라면 미국에서 뭐라도 사가지고 갔을 텐데..... 난 갑자기 경우 없는 여자가 되어버렸다. 난 제프가 미국을 방문할 때 꼭 선물을 엘리자베스와 그녀의 아들에게 전해주리라 다짐했다.
우리는 1시간 반 정도 고속도로를 줄곧 달려 크라코우 국제공항 안에 있는 '힐튼호텔 가든' 에 도착했다. 차안에서 우리는 엘리자베스가 사준 도넛을 나눠먹었다. 역시 폴란드의 도넛은 나를 실망실키지 않았다. 크게 달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빵이 그새 입에서 녹아 없어진다. 이렇게 처음에 Rzexzow에 와서 폴란드를 떠날 때가지의 일정을 세세히 다 제프가 신경써서 계획한 일이었다. 미국에서도 그는 집안의 모든 경조사를 이런 식으로 다 챙겨 와서 친척들 간에도 칭찬이 자자했다. 이제 그는 폴란드에서 그의 측근들을 이렇게 챙길 것이다. 그래서 엘리자베스도, 그녀의 아들도 우리에게 더 신경을 써주었는 지도 모르겠다.
폴란드의 집의 특징중의 하나가 라디에이터같이 생긴 보일러가 벽에 걸려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특급 호텔에서도 그 사정은 똑같다. 호텔은 바로 횡단보도만 건너면 되는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우리는 미리 공항내부를 탐색했다. 새벽비행기라 우리는 새벽 4시 전에 체크아웃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프 덕분에 우리는 새벽에 공항 안에서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되었다. 지금도 열심히 일하며 돈을 버는 제프는 남편이 정치인 시절일 때도 물심양면으로 남편을 보좌해 주었다. 새삼 제프가 폴란드에 거주하는 게 샘이 나기도 했다.
The Lubomirski's Summer Place
Basilica Mnieisza 성당
Rzeszow Cas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