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notes in Playa Del Carmen(플라야델카멘의 시노테)
남편과 나는 Playa Del Carmen에 있는 동안 Cenote라는 곳을 자주 갔다.(2019년 1월부터 매해 겨울에
갔지만 2021년에는 코비드로 이곳도 문을 닫았다). Cenote란 퇴적된 라임스톤(석회석)에서 발견되는 큰 싱크홀이나 동굴로 거기에 시간이 가면서 지하수나 빗물이 고여 만들어진 일종의 웅덩이를 말한다. 멕시코에 얼마나 많은 시노테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약 6천 개 이상이 있고 대부분 유카탄 반도에 위치해 있다 한다. Playa Del Carmen도 유카탄 반도에 있으므로 가까운 곳에 크고 작은 시노테가 많다.
우리는 플라야 델카멘에서 차로 고속도로를 약 20-25분 가면 바로 고속도로변에 입구가 있어 주로 대중교통인 작은 밴 종류인 콜렉티보(collectivo)를 타고 갔다. 운임은 편도 일인당 약 40 pesos이고운전기사에게 시노테에 내려달라 하면 세워준다. 우리는 시노테에 거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갔다. 남편이 watersports를 좋아하고 바다의 생물을 보기 좋아하기 때문에 watersports에 익숙지 않았던 나도 따라다니다가 이제는 좀 익숙해졌다. 더욱이 cenote Azule, Cristalino, Eden이 서로 모여있어 서로 다른 시노테를 경험할 수 있다.
입장료는 보통 130 pesos(약 9,800원)에서 220 pesos(16,630원)까지 약간 차이가 있다.(Azul은 130 pesos였다) 우선 입구에서 표를 사면 근처에서 탈의하고 간단하게 샤워해야 한다. 보통 사람들은 안에 수영복을 입고 와 겉옷을 벗고 샤워한다. 라커룸이 따로 없고 밀폐된 공간이 아니니 옷을 다 벗고 샤워할 수는 없다. 밀림지대의 원숭이가 된 느낌이다. 난 수영복위에 보통 wet suit를 입는다. 신체가 바위에 긇히거나 다치는 것을 막아주고 추위를 빨리 느끼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는 보통 겨울에 멕시코를 가니까 1월 같은 경우는 cenote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선블록크림도 안되고 bug spray, 화장도 안된다. 오직 친환경 선블록크림만 허용된다. 왜냐하면 물이 오염되고 거기 사는 물고기들이 생존할 수없기 때문이란다. 환경에 신경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는 보통 오전에 근처 음식점에서 roasted chicken을 사가지고 가서 점심으로 먹었다. 알코올은 허용되지 않는다. 점프 바위 근처에 스낵 파는 곳이 있어 음료나 간단한 스낵은 살 수 있다. 벗은 옷은 가방에 넣어 각자 가지고 짧은 정글을 지나 아래로 내려가면 작은 시노테 pool이 양쪽으로 2개 나누어져 있다. 사람들을 물밑 커다란 암반에 서서 물고기를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기 위해 포즈를 취한다. 조심할 것은 바위들이 이끼가 끼어 미끄러우니까 조심해야 한다.
우리는 cenote Azule을 제일 자주 갔다. 왜냐하면 제일 도로에서 가깝고 몇 개의 웅덩이로 나누어져 다양한 물고기들과 물속 환경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cenote Azule이란뜻은 멕시코말로 '푸른 우물'이란 뜻이다. 그만큼 밝은 turquoise 색으로 어두운 색의 바위들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물밑 환경을 만들어 낸다. 주말에는 더욱 붐벼 보통 평일 오전에 갔다. 제일 큰 웅덩이에는 3.5m(11.6 feet) 높이의 아래로 뛰어내릴 수 있는 높은 곳에 암벽이 있다. 물로 점프하기 좋아하는 남편은 일단 점프를 몇 번 한 뒤에야 스노클을 시작한다. 나는 정말로 남편을 이해할 수없다. 뭐가 저리 재밌을까? 남편의 성화에 못 이겨 나도 시도를 해봤다. 처음에 혼자 할 때는 몇 번을 시도하려다가 뒤로 도망가고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밑을 보면 시퍼런 물이 입을 벌리고 있는 것만 같았고 물에 뛰어내리면 얼마만큼 밑으로 들어갔다가 떠오를 수 있을지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몇 번을 뒤로 물러섰다 앞으로 갔다 하다가 눈을 꼭 감고 뛰어내렸다. 몸이 공중으로 붕 뜨는 느낌, 곧이어 오는 찬물과의 마찰, 그리고 밑으로 한없이 빠져드는 느낌.....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activity다. 몇 번은 남편과 손을 잡고 점프도 해보았다. 점프하는 순간 손은 자연적으로 놓아지고 결국은 혼자 뛴 거나 마찬가지다. 시노테 중간에 로프가 쳐져있어 비상시 붙잡게 되어있다. 점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도움이 안 될 것 같다. 좌우지간 떠올라야 로프를 잡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물에 첨벙하는 순간 떠오르려 다리를 바둥거리며 손을 젓는다. 떠오르면 수영해서 물가바위로 올라오면 되지만 물속 암반이 미끄러워 조심해야 한다. 물은 굴절 때문에 밖에서 보기보다 깊다는 사실은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 물 건너 아래에서는 늘 사람들이 점프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응원해 준다. 인종, 언어상관없이 다 같이 하나가 되어 즐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물안경, 샌들등 액세서리는 금물이다. 왜냐하면 물과 마찰하고 가라앉으며 다 어디론가 사라진다. 그래도 보통 갈 때마다 난 두 세 번은점프를 한 것 같다. 남편은 대여섯 번은 기본이다.
오후가 되면 기온이 올라가 스노클을 한다. (스노클 장비는 가져가는 게 좋다. 아니면 매표소에서 빌리기도 한다.) 햇살이 물속을 비추며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떼 지어 다니며 가지가지형태의 바위와 물풀과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이다. 우리는 가장 깊은 바위밑으로 바짝 붙은 채 가서 밑을 내려다보았다. 와우! 바위틈사이로 끝도 보이지 않는 검은 계곡이 내 눈에 들어왔다. 순간 공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사람들은 lifejacket을 입기도 하는 데 보통은 안 입기도 한다. 가라앉을 염려는 없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섬찟하다. 한편 신기하기도 했다. 위에서는 사람들이 점프하니 자칫하면 서로 부딪쳐 큰 사고를 불러일으키므로 바위 밑에 바짝 붙어야 한다. 원래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면 안 되지만 사람들이 먹다 남은 과자부스러기가 떨어지면 곧바로 물고기들이 모여들어 재밌는 광경을 연출한다. 물고기 색깔은 pool마다 조금씩 다른데 짙은 갈색 위에 형광색의 푸른 반점들이 있기도 하고 노란색의 물고기들도 제법 눈에 띈다. (송어나 메깃과인데 작다, 또한 minnow라 불리는 작은 물고기) 발을 물에 드리운 채 바위에 걸터앉아 있으면 물고기들이 와서 입을 맞추며 간지럽힌다. 스파에 가서 굳은살을 제거할 필요가 없다. 물속은 자연수로 샘물처럼 계속 샘솟아 차지만 물밖온도는 높아 수영복만 입은 채 돌아다녀도 괜찮다. 심지어는 순풍이 간간히 불어주어 더위를 식혀준다. 점프하기 위해 돌계단을 오르는 동안 늘 회색의 커다란 토박이 이구아나가 느릿느릿 돌아다닌다. 사람도 이구아나도 서로 신경 쓰지 않는다.
보통 5시 반에 문 닫는 데 그때가지 우리는 머문다. Cenote마다 조금씩 다르다. (Cristallino는 오전 8시부터 6시, Eden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 Azul은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5시) 간간히 바위에 앉아서 쉬며 점프하는 사람들 구경도 하고 미풍도 즐기고 간식도 먹고..... 정말 그야말로 모든 근심 다 내려놓고 아름다운 자연에 푹 빠져 있다 보면 하루가 짧다.
올 때는 고속도로를 건너야 하는 데 차가 빨리 달리니까 차가 안 오는 순간 힘껏 달리기를 해야 한다. 5시가 넘으면 이미 시원한 미풍이 불어오기 시작해 하루를 행복하게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물론 이 경험은 겨울이나 가능할지도 모른다. 여름은 플로리다만큼 더울 테니 말이다. Cenote Eden도 가봤지만 고속도로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야 한다. pool이 더 크고 깊다. 입장료는 200 pesos이다 어떤 사람들은 Aden을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난 Azul과 큰 차이를 못 느꼈다. Azul은 몇 개의 낮은 풀이 있어 좀 더 다양하다. 가족이 즐기기에 좋다. Eden이 점프하는 곳이 좀 더 높다는 것만 빼고는..(12 feet, 3.6m 정도이다). Cenote Cristalino는 입장료가 200 pesos이고 점프하는 곳(12 feet,3.6m)이 조금 더 높다.
나는 Cenote를 갈 때마다 우리 한국의 전설 '선녀와 나무꾼' 생각이 난다. 선녀가 이런 Cenote에서 목욕을 했을까? 조금 어색하다. 그럼 인어공주와 Cenote는? 조금 그림이 그려진다. 나라마다 환경과 풍습이 다르지만 아름다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은 세계인 모두의 마음인 것 같다.